불황이어도 쓸 돈은 쓴다, 가성비보다 가심비 창업에 중점 둬야
사람들이 ‘불황’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이 있다. 불황은 사람들이 돈을 못 버는 현상이 아니다. 경제활동이 침체되는 시기를 뜻하는 불황은 돈을 버는 것보다 쓰는 것과 연관 되어 있다. 즉 장기불황이라 함은 사람들이 돈을 쓰는데 주저하고 물건을 구입하는데 있어 마음의 만족도를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뜻이다. 예비창업자들은 반드시 이 점을 주지하고 있어야 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번 달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달보다 0.6포인트가 오른 97.5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정부의 경기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와 미중 무역협상 재개 등이 소비자심리 지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심리지수는 여전히 기준점인 100을 밑돌아 경기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소비자가 많다.
물론 불황기에는 가성비가 높은 아이템이 인기가 높다. 저렴한 가격에 그 값어치 이상의 것을 산다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가성비로만 고객을 붙잡을 수 없다. 불황이어도 쓸 돈은 쓰는 이들이 늘고 있으며, 그들은 가성비를 넘어서 가심비(價心比)를 추구하고 있다.
가심비란 가격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형태를 일컫는다. 많은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구매 후 만족하고 안심할 수 있는 구매 의사결정을 추구하는 현상이다. 예전 햄버거병, 살충제계란, 발암물질 생리대와 그 밖의 위생 및 식품 속 유해물질 제품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이 대안식품 및 천연소재로 만든 제품을 대신 사용하는 소비 역시 가심비를 만족시키는 소비행위라 할 수 있다.
이런 가심비를 우선으로 하는 소비 경향은 고기 소비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 돼지고기 시장은 그간 실비형 대포집, 냉동 삼겹이 유행했던 시절을 지나 제주 흑돼지와 숙성삼겹살이 유행인 때도 있었다. 최근에는 수입육인 이베리코 돼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돼지고기 트랜드를 이끌었고 그 바통을 이어받아 현재는 슈퍼골든포크가 트랜드를 이끌고 있다.
‘YDB슈퍼골든포크’라 불리는 프리미엄 돼지고기는 일본 사이보쿠사의 ‘슈퍼골든포크’를 한국의 ‘다비육종’에서 종돈에 성공해 만들어 낸 돼지고기다. 한국에서 고급 식자재를 파는 백화점과 고급 마트 외에는 오직 한 군데에서만 맛볼 수 있는데, 그곳이 바로 ‘신도세기’다. 신도세기는 고급화 전략으로 고객과 예비 창업자들 사이에서 떠오르는 브랜드다.
신도세기는 일본, 독일, 덴마크에서만 만나볼 수 있었던 ‘슈퍼골든포크’품종은 물론 최우수 혈통의 종돈 만을 고른 ‘로얄 듀록’ 등으로 품종의 차별화를 모색했다. 특히 코리안 포크 레스토랑이라는 정체성에 맞게 고급스러운 외관과 실내는 가심비를 자극하여 고깃집창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개인주의가 강해지고 불황이 길어질수록 개인의 만족도에 초점을 맞춰 창업 아이템을 골라야 한다. 값 싼 제품을 박리다매로 파는 것이 불황시대의 창업 정석이라는 것은 억지다. 불황이어도 마음에 드는 물건을 사야하는 것이 소비자들의 마음이고, 그 마음을 예비창업자들은 제대로 뀌뚫어봐야 한다. 창업의 시작은 소비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부터다.